대웅제약 vs 메디톡스, '균주 출처' 논란…美 ITC 개입으로 재점화
대웅제약 vs 메디톡스, '균주 출처' 논란…美 ITC 개입으로 재점화
  • 전제형 기자
  • 승인 2019.05.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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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두 회사, 상호간 요청 자료 제출할 것"
대웅 "증거수집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메디 "재산 탈취 행각 분명히 밝혀질 것"
대웅제약 '나보타' 제품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나보타' 제품 [사진=대웅제약]

미용성형 의약품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소송전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증거 제출 명령으로 재점화됐다.

1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은 혐기성 미생물(Clostridium botulinum)에서 생산되는 단백질 독소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독소 중 가장 치명적인 독성을 지녔다. 이 독소는 주름 개선용 의약품인 '보톡스’의 주성분으로 작용한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자체 기술을 통해 ‘나보타(미국 수출명 '주보')’의 보툴리눔 균주를 생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디톡스의 ITC 제소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현지 법무법인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측은 “ITC 행정판사가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검증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관련 서류와 정보를 제공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송 당사자 중 한쪽이 보유한 소송 관련 정보 및 자료를 상대방이 요구하면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ITC의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향후 협의를 통해 상대 측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키로 했다. 증거개시 절차가 끝나면 공식 재판이 진행된다.

대웅제약에서는 소송 당사자인 만큼 이번 ITC 증거개시 절차에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당 절차가 나보타 제조에 쓰인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와 다른 독자적인 원료라는 것을 입증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함께 ITC에 대웅제약과 이 회사의 현지 판매 협력사 '에볼루스'를 지난 1월 제소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정보를 탈취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이 분비하는 독성물질을 이용해 만든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제조에 쓰는 보툴리눔 균주는 자체 기술로 국내 토양에서 자연적으로 추출한 것으로 자연 상태에서 발견할 수 없는 메디톡스의 균주와 다르다고 주장해왔다.

두 회사는 동일한 내용의 민사소송을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국내 소송에선 법원이 지정한 제3의 기관이 양사에서 확보한 보툴리눔 균주의 포자 형성 여부를 검증할 예정이다. 포자란 균류나 식물이 무성생식의 수단으로서 형성하는 생식세포를 말한다.

메디톡스 측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는 포자를 생성하지 않아 자연 상태에서 발견될 수 없다며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의심하고 있다.

대웅제약 측의 주장대로라면 자연 상태에서 발견됐다는 나보타의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게 된다. 반대로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면 메디톡스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국내 민사소송은 지난 2017년 10월 메디톡스가 서울중앙지법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 손해배상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법원에서 진행 예정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포자 감정을 통해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절차를 통해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위라는 것을 생성된다는 것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ITC의 조사를 통해 대웅제약 나보타가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을 탈취해 개발됐음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적재산권 탈취 행위는 연구 개발 분야에 대한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꺾는 행위로 법적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ITC 제소 건에서 승소하면 다른 기업들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며 "진실 규명을 통해 보툴리눔 균주를 정말로 발견한 기업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과정 속에서 메디톡스의 사세를 확대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회사 간 소송전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미국 엘러간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엘러간은 미국 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와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동일한 독소담백질 분자량(900kDa, kilodalton)을 함유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별도의 교육 없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며 "이 같은 부분 때문에 엘러간은 대웅제약에 큰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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