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삼성바이오 대출-상장 사기가 맞나? 확대되는 논란 속 '사법 당국의 신중한 접근' 목소리
[WIKI 진단] 삼성바이오 대출-상장 사기가 맞나? 확대되는 논란 속 '사법 당국의 신중한 접근' 목소리
  • 김완묵 기자
  • 승인 2019.06.0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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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이 대출사기, 사기상장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흘린 '삼성 사기 수사설'을 특정 매체들이 여과없이 받아쓴 후 방송 신문들은 이를 확대해 보도하고, 경제 전문가들이 이를 반박하면서 논란은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일부 언론 매체는 검찰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바이오가 2012~14년 콜옵션 부채를 숨기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이는 대출사기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는 재무제표를 조작하거나 자산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 조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에 따른 사기 상장을 했다며 검찰이 이 같은 추론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과연 이게 사실일까.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은행 관계자는 물론 이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많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추론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비상식적인 논리로 삼성 문제를 불법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하고 있다. 지극히 경제적이고 법률적인 사안임에도, 증거 입증이 곤란해지자 사법당국이 여론몰이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의 유력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젠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그 당시 삼성바이오가 85%, 바이오젠이 15%의 지분을 갖고 삼성바이오가 경영의 주도권을 갖는 구조였다.

다만 향후 성장 전망이 호전될 경우 바이오젠에 '50%-1주'까지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조건이었다.

검찰은 이런 조건에서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숨기거나 혹은 회사 가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은행권으로부터 수조 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았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통한 사기상장으로 삼성바이오가 상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적인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일반 대중은 이 같은 보도만으로도 '삼성바이오가 엄청난 사기를 저질렀구나' 하는 생각에 이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검찰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논리를 앞세워 기업을 옥죄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특히 최근 나라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기업을 범죄 집단으로 몰고 가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출하고 있다.

대출사기 사건만 해도 그렇다. 우선 팩트가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유망한 미래가치를 지닌 바이오 기업과 같은 경우 금융권이 재무제표 이외에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대출을 해주고 있는데, 어떻게 재무제표 하나로 대출 사기 여부를 판단하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갖고 있는 부동산이 거의 없거나 재무제표 등이 부실한 기업의 경우에도 여러 기술적 가치를 평가해 대출을 해주거나 상장(IPO)의 특례를 제공하는 제도를 권장사항으로 시행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권이 당장의 가치가 없다고 대출을 꺼리는 행위에 대해 불이익을 줘가며 미래가치를 통한 금융권 지원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신용도와 비슷한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최대 주주로 포진한 바이오 기업에 대해 단순히 재무제표 기록만으로 검찰이 사기 대출 내지 불법 상장이라고 판단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기업들마다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기업 삼성. [연합뉴스]
국내 최대기업 삼성. [연합뉴스]

재무제표에 등장하지 않는 기술적 가치나 그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적정하게 평가해 대출해주거나 주식시장에 상장하도록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는 21세기 들어 우리 정부는 물론 선진국 정부도 앞다퉈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실한 실적을 거두고 빈약한 재무제표를 지닌 신생 기업에 불과하지만,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른 시간 안에 수십 조원의 가치를 지닌 '블록버스터' 기업으로 상장해 기존 산업 구조를 흔들기도 하는 '태풍의 눈'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우리 정부만 해도 이런 유니콘 기업을 많이 탄생시키기 위해 혁신정책을 도입해 규제 완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적 정황을 무시하고 불법 대출-상장 여부를 판단해 사기로 몰아가는 행태는 그 피해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올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문재인 정부가 과감하게 추진해온 혁신정책을 실패로 되돌리는 처사가 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바이오, AI(인공지능), 자율주행과 같이 정부가 나서 성장을 장려하는 미래산업에 속한 기업의 여신 심사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묻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키우고 또 다른 삼성전자가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삼성은 바이오 산업에서 '황금 거위'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삼성바이오를 출범시켰고 순항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치권과 검찰이 불법 여부에 대해 엉뚱한 잣대를 들이대고 개입하면서 잘 나가던 삼성바이오의 미래는 뒤틀리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 투자심리 위축으로 다른 바이오 기업들까지 불똥이 튀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미래 성장성도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 역시 원성을 높이고 있다.

사법 당국은 그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자주 써왔던 여론몰이식 수사 행태를 버려야 한다.

법률적 측면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충실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보다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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