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토론회] 불명확한 IFRS로 벌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논쟁 / 최준선 교수 주제발표 全文
[삼성바이오 토론회] 불명확한 IFRS로 벌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논쟁 / 최준선 교수 주제발표 全文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11.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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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 법적 안정성에 관하여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1. 2002년 엔론사태의 전말과 IFRS의 도입

엔론(Enron Corporation)은 1985년에 창립되어 2007년에 파산한 미국의 천연가스 기업이다. 한 때 미국 7대 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큰 기업이었으며, 본사는 텍사스 휴스턴에 있었다. 2002년 희대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회사는 파산했다.

엔론의 회장 케네스 레이(Kenneth Lay)는 회사를 건실한 규모로 키울 생각으로 남아있던 부채를 청산하도록 CEO 제프리 스킬링(Jeffrey Skilling)에게 명령했지만 스킬링은 구조조정해서 부채를 줄이기 보다는 CFO 앤드류 패스토우(Andrew Fastow)를 시켜 장부를 조작했다. 즉, 부채는 유령 자회사로 넘기기 시작했는데 엔론은 파산하기 전까지 각종 유령회사를 세워서 부채를 넘겼다. 엔론은 대외적으로는 건실한 에너지 기업이라고 홍보하고 있었지만 실체는 거대한 빚을 지고 있는 부실기업이 되었다.

케네스 레이는 장부상 숫자를 근거로 각종 사업에 뛰어들어 대형 에너지 기업 그룹을 일구었다. 에너지 사업 외에 펄프, 통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통신사업은 엔론의 파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서 깊은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 아더 앤더슨(Arthur Andersen)의 묵인과 비호 아래 감추어진 분식회계는 20세기 말 닷컴 버블과 함께 붕괴되고 말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된 미국 회계기준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종속회사나 관계회사의 연결재무제표 작성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서 부실채권은 모두 자회사에 넘겨도 이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 의회는 ‘사베인즈 옥슬리 법’(Sarbanes–Oxley Act)을 제정하여 회계의 투명성을 위한 강력한 법률을 시행했고, 유럽의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 =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의 도입이 검토됐다.

케네스 레이는 2007년 9월 최종 선고를 앞두고 감옥에서 심장마비로 64세에 사망했다. 또 아더 앤더슨은 해체됐다.

“엔론 –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고, 코미디 영화 ‘뻔뻔한 딕&제인’이 등장했다.

엔론사태로 미국과 일본 등 지금까지 GAAP를 쓰던 국가들도 문제를 심각하게 보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 및 한국은 GAAP를 버리고 IFRS를 도입할 것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무엇이든 바꾸기 좋아하는 한국이 가장 빨랐다. 2008년 한국 금융위원회는 IFRS 도입을 결정하고 도입을 위한 실무진을 구성하여 2011년부터 과감하게 이를 도입했다. 금방 도입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미국, 일본, 인도는 아직도 도입하지 않고 있다.

IFRS자체가 허점이 많고 기업이 연결재무제표까지 작성해야 한다면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시험과목인 GAAP를 공부해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했던 회계사들도 IFRS가 생소하여 준비가 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이 한국인의 특성 중 하나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2. 원칙중심 회계기준

문제는 GAAP이 ‘규정중심 회계기준’이라면 IFRS는 ‘원칙중심 회계기준’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2011년 이를 전면적으로 채택한 것은 IFRS의 ‘원칙중심 회계기준’을 채택한다는 것이다. 회계기준에서는 기본 원칙만 규정하고, 기업은 이 원칙에 기초해 자신들의 경제적 실질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회계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IFRS는 원칙만 규정해 두고 있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많은데, 그것은 기업과 공인회계사가 행사하는 외부감사인에게 맡긴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감독기관의 간섭본능상 이것은 애초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사건은 감독 당국이 말로는 원칙중심을 외치면서도 마인드(mind)는 전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赤裸裸)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원칙중심 회계기준 아래서 회계 처리는 재무제표 작성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회계처리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감독은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기업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를 보호하는 관점, 결과가 아닌 과정중심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현재와 같은 주먹구구식 운영이라면 운영한다면 IFRS를 法典으로 삼아 일하는 기업과 회계법인 모두 엄청난 리스크를 안기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감독자의 감각은 예전 규정중심의 GAAP 시대 그대로이면서,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인도도 도입하지 않은 멋진 제도를 겉치레로 도입한 것이 아닌가. 원칙만 정해두고 나몰라 한 결과 이러한 혼란이 벌어진 것이 아닌가.

원칙중심 회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부수하는 제도와 인프라도 갖춰져야 한다. IFRS에는 추상적인 규정이 많기 때문에 질의 회신, 집행 지침, 해석 지침 등을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비상장주식 가치평가, 연구개발비 자본화 등이 그 예이다(조성표 한국회계학회 회장). 삼성바이오 사례에서는 연결범위 결정 시 ‘지배력’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도 그 차원이다. 법원에 판단을 맡긴다는 것은 하책중의 하책이다. 경제학이나 회계학 전문가도 어려운 판단을 판사에게 맡긴다는 것은 희극일까, 비극일까. 

삼성바이오 내부문건 [연합뉴스]
삼성바이오 논란 [연합뉴스]

3. 삼성바이오 문제

(1) 삼성바이오 사건 경과 [요약]

모든 벤처기업이 그렇듯 투자자 유치는 매우 어렵다. 2012년 삼성바이오는 벤처기업이나 다름 없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여러 군데 투자자를 찾았지만 선뜻 나서는 데가 없었다. 삼성바이오 자체가 2011년 4월 설립 되어, 국내외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사업을 해왔으나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사업 실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 끝에 2012년 2월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Biogen Idec)(이하 ‘바이오젠’)이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되었다. 이 때 바이오젠은 겨우 15%만 지분에 참여했다. 이는 사업초기 높은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바이오가 삼성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했던 듯, 바이오젠은 50:50 지분 보다는 장차 에피스의 사업 성공으로 실적이 좋아지면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50%-1까지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콜 옵션(call option)을 요구했다. 투자자와 기술이 아쉬웠던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바이오젠은 에피스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에피스의 경영에도 관여할 의사도 없었던 것 같다. 에피스 설립 시 삼성바이오의 지분은 85% 이고 이사회 구성도 삼성 4명(대표이사 지명권 포함), 바이오젠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회사가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있었다. 이에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연결회사(종속회사)로 처리했다. 또한, 바이오젠도 에피스 설립시부터 지배력은 바이오로직스가 행사하고 있다고 매년 공시했다.

콜옵션은 2012년 2월 28일 설립 일부터 만 6년째 되는 시점의 다음 분기말 또는 순이익이 처음 발생하는 연도말부터 90일안에 행사가 가능하며, 행사 만기일은 2018년 6월 30일이었다. 역시나 바이오젠은 만기일 하루 전인 2018년 6월 29일 콜옵션을 행사했다. 11월 7일에 자산 양수도가 완료됨에 따라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에피스의 이사회 구성원 동수 선임권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게 된 계기는 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2개 제품이 한국과 유럽에서 세계 1위 및 세계 2위로 판매 승인을 받아 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콜옵션을 행사할 권리를 갖고 있는 바이오젠이 이 권리를 행사하면 에피스에 대한 단독 지배권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IFRS에 따라 바이오젠의 지배력을 반영하여 에피스를 종속연결회사에서 지분법을 적용해 계열회사로 전환한 것이다.

문제는 계열회사 전환으로 삼성바이오의 재무제표상 에피스 지분(91.2%)에 해당하는 투자자산에서 4조5000억원과 1회성으로 1조9000억원의 영업외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 회계처리는 한국 시행 IFRS 회계기준에 따른 것이고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 3곳이 감사했으며, 회계학자 10명의 자문도 받은 것이다.

그간의 회계처리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2년 설립 후에는 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연결)로 유지해오다가, 2015년말 합작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부여한 콜옵션을 지배력 판단에 반영하여야 하는 회계적 상황이 발생하여 지분법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 → 에피스 보유지분에 대해 공정가치로 평가하고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가치는 부채로 회계처리 → 삼정, 삼일, 안진 3개 회계법인 “적정” 판단 → 2016년 상장 時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하여 감리를 실시 → “중요성 관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 → 해당년도의 재무제표가 포함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제출 → 적합 통보 → 2016년 11월 상장 → 2016년 말 참여연대는 당사 회계처리 적합성에 대해 금감원에 질의 → 금감원 참석 IFRS(국제회계기준) 질의회신 연석회의, 공식적으로 '문제 없다'는 판단 → 시민단체 및 정치권의 당사에 대한 금감원 감리 요구에 따라 2017년 4월부터 감리 → 2018년 5월부터 3차례의 감리위원회, 5차례의 증선위를 거쳐, 7월 12일 1차 증선위의 조치결과 발표 → 증선위는 2015년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금감원에 재감리를 명령 → 2차례의 증선위를 거쳐 2018년 11월 14일 재감리 조치결과 발표 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4123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 기공식을 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 기공식을 열고 있다.

[재감리 조치 내용] 2012년~2014년까지 자회사인 에피스를 지분법(관계회사)으로 회계처리하지 않고 연결대상(종속회사)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2012년~2013년은 과실, 2014년은 중과실로 의결하였고, 이러한 오류를 시정하지 않은 채 2015년부터 지분법을 적용하며 공정가치로 평가하여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고의적 회계기준위반이라고 의결. 과징금 80억원(금융위에서 최종 결정), 대표이사 해임권고 및 재무제표 재작성 요구. 관계 회계법인 처벌.

[문제점] 

(A) 1차 감리에서는 2012년~2014년 에피스를 연결로 처리(종속회사)한 것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지적이 없었음
(B) 2015년 지분법 전환(관계회사)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2015년 당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었다고 보아 지분법(관계회사)으로의 변경은 안 되고 연결(종속회사)을 유지해야 했었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
(C) 재감리시에는 2012년 설립시부터 현재까지 모두 지분법(관계회사)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변경
(D) 이러한 결정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IFRS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는 외부 감사법인의 조언을 수용하여 당사가 최종 결정한 것이며, 이러한 결정은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나 금감원이 참석한 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 그리고 다수 회계전문가들의 의견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

(2) 회계산업의 세월호 사건?

2018년 11월 14일 수요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위원회는 삼성바이오의 ‘고의적 회계분식’을 선언했다. 감리위원 중 한 사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을 두고 “한마디로 회계산업의 세월호 사건”이라며 “너무도 명명백백한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라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11151705011

그렇다면 이분의 말대로 “너무도 명명백백한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인데 참여연대가 2016년 12월 참여연대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회계처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질의한 것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회신한 것은 무엇인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세월호 사건처럼 명명백백한 회계부정사건이라면서 금감원만 알지 못했다는 것인지.

문제는 계열회사 전환으로 삼성바이오의 재무제표상 에피스 지분(91.2%)에 해당하는 투자자산에서 4조5000억원과 1회성으로 1조9000억원의 영업외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것을 분식회계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미국의 엔론 사태 또는 대우조선해양은 회사의 매출을 가공 계상하거나 원가 및 비용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림에 따라 기업본질의 가치가 훼손된 사건이다. 외부에 회계처리 근거도 숨겼다.

그런데 삼성바이오 사건은 본질적인 기업가치 변화에 어떠한 영향도 없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레 그 지분가치가 커진 것이다. 이 회계처리는 한국 시행 IFRS 회계기준에 따른 것이고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 3곳이 감사했으며, 회계학자 10명의 자문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2015년 자회사인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 IFRS회계기준 상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의 문제였다. 이 사건을 “한마디로 회계산업의 세월호 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이 과연 적절했나.

(3)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회계문제가 아니다

기업가치는 회계와는 별개이다. 회계가 곧 기업가치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단이 생긴다. 만약 장부상 숫자가 중요하다면 현재 상장되어 있는 회사로서 현재 적자인 기업 주가는 모두 마이너스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는 시장이 정한다. 중국 FOXCONN이 생산하는 iPhone의 원가는 450$이다. 그러나 이 iPhone은 한 번도 1,400$ 아래로 팔린 적이 없다. iPhone의 가격을 시장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Apple은 1,400$에 팔았던 것이다.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시장이 그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에 적자기업이라도 수조원의 시가총액이 생기는 것이다. 숫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숫자만 쳐다보면 이런 혼란이 생긴다. 숫자만 보고 시장을 보지 못한 결과이다.

(4) 나스닥 직상장은 누가 막았나

본래 삼성바이오는 적자 상태라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으므로 이 되지 않아 나스닥에 직상장하려고 했다. 회사도 주주도 모두 그것을 원했다. 그런데 금감원이 나서서 국내 시장에 상장시켜달라고 하소연했다.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특례까지 만들어 국내 상장을 유도했다.

“대형 성장 유망 기업은 상장할 수 있다”면서 허겁지겁 상장 규정을 고쳤다. 그리고 회계감사 결과는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천명했다.

(5) 누가 피해자인가

회계분식은 금융사기이다. 금융사기는 사기당한 사람, 즉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누구인가. 삼성물산의 주주였나? 그렇다면 최대 피해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당시 삼성물산의 주식 7.12%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 주식 11.61%와 제일모직 주식 5.04%를 보유 하고 있었던 국민연금일 것이다. 이 문제는 국제소송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멀쩡한 기업에게 태클을 걸어 국부가 유출될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의문이다.

(6) IFRS는 책임이 없나

미국도 일본도 문제가 있어서 아직까지도 도입하지 않고 있는 IFRS를 2011년 한국에 강제적으로 도입한 기관은 누구인가? 바로 금융위와 금감원이 아니었나? 회계 원칙만을 정하고 있는 IFRS 규정에 대해 학자들의 자문을 구해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한 것이 어떻게 범죄가 되는가.

IFRS에 따르면 A사가 B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 B회사를 A사의 종속회사로 보고, A사가 지분 B회사 지분을 20~50%를 가진 때에는 B회사를 관계회사로 분류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A회사가 B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가져도 그 기업의 주요 정책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으면 B회사를 A회사의 관계회사로 본다.

삼성바이오의 설립 초기에는 에피스를 단독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피스는 삼성바이오의 종속회사가 맞다. 내부 문건에 보면 그 후 관계회사로의 회계변경은 모기업인 삼성물산의 감사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자산 재평가를 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되지만 실질가치는 변동이 없다는 점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내부문건에는 적혀 있다. 삼성바이오는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인 IFRS 취지에 따라 기업가치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을 적절한 시점에 선택했고, 또 이를 외부에 공개한 것이므로 가장 현명한 회계처리를 한 것이 아닌가.

(7) 스모킹 건(Smoking Gun)이라는 ‘내부문건’

이 사건을 터뜨린 의원의 기자회견문에 첨부된 이른바 ‘내부문건’을 보면 [2015. 8. 5] [2015. 8. 12] [2015. 8. 26] [2015. 9. 16] [2015. 9. 23] [2015. 10. 7] [2015. 10. 21] [2015. 11. 10] 각각 장성한 것으로 되어 있고 각각 1~2 페이지짜리가 전부이다. 이것을 보면 필요한 페이지만 발췌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문건은 회사 내부에서 재무 관련 이슈사항을 공유하고 해결방안, 대안을 검토하기 위한 자료이며, 결정된 내용을 보고하는 문서가 아닌 검토 진행중인 내용을 보여주는 문건으로 보인다. 대응방안 논의 자료는 문건 제목이 '평가이슈', '회계처리 관련', '회계이슈' 등 문건 작성시점까지 파악된 내용들을 정리하여 현황을 공유하기 위한 자료로서 내용상 일부 오류도 있으며, 관련 이슈들을 모두 확인하고 회계기준에 적합한 방안을 찾아가기 위한 논의를 위해 작성된 문서였다.

이 사건 고의를 판단한 결정적인 증거는 삼성바이오측의 ‘내부문건’이라 한다. 어떤 신문은 “삼성바이오 고의분식, 내부 문건이 결정적 역할 ··· 스스로 발등 찍은 삼성”이라고 보도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11141724001

이 기사에 따르면 삼성이 스스로 이 내부문건을 제출한 것이 된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 결론을 발표하면서 “회사(삼성측)도 이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문건은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2015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작성한 것으로 삼성바이오가 ‘의도’를 가지고 2015년말 회계기준을 변경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이메일도 담겨 있다고 한다. 2015년 11월 18일 문건에는 ‘바이오젠사가 콜옵션 행사를 연기함에 따라 물산이 평가한 1.8조를 부채로 반영시 2015년말 로직스는 자본잠식 예상’, ‘자본잠식시 로직스는 기존 차입금 상환 및 신규차입 불가, 상장조건 미충족시 정상적 경영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 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이는 삼성바이오 스스로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인지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짜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결론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이다. 이와 같은 변경을 IFRS는 용인하고 있다. 본래 IFRS라는 국제회계기준은 원칙만 지킨다면 경영자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다각도로 검토하고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짜는 것도 불법인가? 만약 이것이 불법이라면 삼성바이오가 스스로 이 내부문건을 제출했겠는가.

금융위원회 역시 삼성그룹의 2015년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보고서에 대해 "회사 내부 참고용으로 감리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1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2015년 5월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삼성물산ㆍ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가치산정보고서는 회사 내부 참고 목적으로 자율적으로 작성돼 증권선물위원회나 금융감독당국의 감리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해당 보고서는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증선위 심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보고서 자체가 조사감독 대상이 아닌 만큼 별도로 당국이 확보할 수 있는 권한도 없을 뿐더러 당국이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지적은 사실과는 다른 무리한 억측”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해당 보고서 작성 방법이나 국민연금의 당시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 찬반 여부도 당국이 관여하지도 않았고 관여할 사항도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민간 기업에서 단순 내부 참고용 자료를 어떤 식으로 작성하거나 참조하는 것은 그 회사 자율로, 공시되는 내용 등에 관련이 없다면 당국 보고나 제재 대상이 아니다”며, “해당 자료가 국민연금으로 넘어가 어떤 결정이 있었는지는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영역으로 당국이 관여할 부분도 아니다”고 밝혔다.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8&no=730418&sID=502&_ga=2.146757175.2090975318.1542842386-429511067.1527718558
 

삼성바이오 & 바이오산업 [연합뉴스]

4. 결  론 : 삼성바이오와 신뢰보호원칙

행정 행위는 마땅히 ‘신뢰보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 원칙은 행정청이 국민에게 행한 언동의 정당성 또는 계속성에 대해 보호 가치가 있는 개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법원칙을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신뢰보호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헌법상 원칙”으로 천명한다.

행정절차법(제4조), 국세기본법(제18조 제3항)에도 명문으로 규정돼 있고 대법원 판례도 이를 인정한다. 한 번 내린 행정처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변경돼서는 안 된다.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는 길이다. ‘특별한 사유’란 행정처분에 사후 적법성 문제가 발견된 경우다.

적법성이 없는 처분은 명확한 규정에 반하는 처분을 말한다. 근거 규정도 없이 해석을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어긋나고 법적 안정성에도 어긋난다. 법적 안정성은 정의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할 가치다.

'너무도 명명백백한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

분식회계였다면 이 문제가 불거진 이래 거의 2년이 지나는 동안 분식회계를 적발할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이제 와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심사를 한다는 것은 행정청으로서의 신뢰는 팽개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재감리를 결정하게 된 계기도 참여연대 출신 금감원장이 취임하자마자 바로 특별감리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 수요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금융당국의 결정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금융당국의 설립 목적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 된다.

법이 명확하다면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좌측통행이 중요한가, 우측통행이 중요한가? 법의 내용이 분명하면 좌측통행이든 우측통행이든 문제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 논쟁은 법률, IFRS가 불명확해 벌어지는 논쟁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자체가 회계원칙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각 규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경우 감독자는 수범자(守範者)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 집행 당국의 판단은 일관되고 명확해야 한다. 법을 지켜야 하는 수범자로서는 내용보다도 명확성과 일관성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야만 기업과 회계법인 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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